오늘은 홍대 술집에서 알바를 해본 경험을 말하려고 한다. 추가로, 알바를 하면서 중요한 마음가짐이나 꿀팁 등도 내용에 포함해보겠다. 이 날도 겨울 1월달이었고 금요일이었다. 내일이 주말이라 회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단기알바로 오게 됐다. 알바 경험이 꽤 있는 것이 채용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듯했다.
사실 나는 홍대를 대학생이 된 이후 부터 자주 갔다. 집과도 가까운 이유겠지만, 홍대 특유의 젊은 분위기가 그 땐 그렇게 좋았다. 술도 잘 안즐기지만, 술집의 분위기는 좋았다. 사람 구경하는 것도 홍대에 오는 또 다른 이유였다. 길거리만 지나다녀도 많은 버스킹을 볼 수 있었고, 개성있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금 홍대에는 외국친구들이 엄청 많이 다니고, 예전 특유의 홍대 느낌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그래도 옛 추억이 담긴 곳이라서 기대가 됐다.
또, 이런 곳에서 한 번쯤은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엄청 많이 오는 술집은 어떨까? 많이 바쁠까? 단순 호기심으로 홍대에서 그냥 한 번 일해보고 싶었다. 20대 후반이 된 나로서 20대 초반 친구들을 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홍대 특유의 느낌 있지 않나! ㅋㅋㅋ
그렇게, 여의도에서 홍대 술집으로 향했다. 이 때도 굉장히 의욕이 있는 상태였다. 솔직히 말하면, 겁나기 보다는 자신있었다. 술집 알바는 많이 해봤고, 크게 어려울 게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홍대' 라는 특유의 분위기에서 일 하는 친구들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을까? 좀 기가 셀까? 텃새는 심할까? 등의 사소한 고민이 있었다.
아무튼 일이 끝나고 급하게 홍대입구역의 "조선시대"라고 하는 술집에 도착했고, 지하로 들어가게 됐다.
들어가자마자, 아직 오픈을 안했어서 어두컴컴한 지하에 직원들끼리 대화를 하고 계셨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직원분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은 거의 대부분 나보다 어려보였고, 매니저분도 젊은 분이셨다. 뭐 어찌됐든 다 20대인 것 같았다.
들어오자마자, 오늘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다고 말씀드렸다. 옷을 갈아입고 오라고 안내해주셨고, 나는 안에 입은 흰 셔츠만 벗어서 롱패딩과 함께 봉투에 담아 보관한 다음에 점포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다시 카운터로 갔다. 카운터에서 이름과 계좌번호를 엑셀 상에 등록을 하고, 일급은 다음달 8일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알바는 당일 지급이 보통이지만, 나로서는 크게 상관없었다.
한 직원분께서 내 구두를 보더니 "어? 많이 돌아다니셔야 하는데, 구두 괜찮으세요? 저기 가보시면 슬리퍼 있으시니까 슬리퍼로 갈아신고 오셔요" 하고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좌식도 많은 가게라서 계속 구두를 신고 벗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창고에 있는 '슬리퍼'로 갈아신으라고 하셨다. 직원들의 복장을 보니까 다들 반팔에 슬리퍼를 신고 근무를 하셨다. 술집이 지하에 위치에 있어 깜깜한 분위기이기도 하고 사실 직원들의 신발이 잘 안보였기에, 술집 아르바이트 특성상 효율적으로 근무하도록 직원들이 슬리퍼를 신은 듯 했다. 하루종일 구두를 신은 날이기도 해서 나는 너무 감사했다. 바로 슬리퍼로 갈아신고, 업무를 맨투맨으로 붙여서 배웠다. 20대 극 초반 알바생이 나의 사수였고, 배우는 시간은 20분남짓이었다. 그 때 그 때 가르쳐준다고 필요하면 물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여느 알바와 다름없이 테이블 번호를 외우는게 최우선이었고, 세팅 물품 위치 및 동선을 파악하는게 급선무였다.
메뉴마다 다르게 나가야 하는 세팅품목이라든지, 그 품목의 위치, 테이블 번호만 보통 먼저 파악을 하면, 술집 알바는 거의 대부분 비슷비슷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빠르게 습득하고, 최대한 예의있게 목소리도 크게 크게 말했다. 내 경험상 어떤 아르바이트를 가더라도 오히려 자신감있게 눈 크게 뜨고 목소리 적극적으로 하면, 텃새를 안 당할 수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첫인상은 반은 먹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무슨 일이든지 그렇겠지만, 군대 이등병 마인드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쉽게 쉽게 알바 시간 때우면서 퇴근시간까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직원분들끼리 쉬고 있으면 내가 먼저 나서서 일을 하고, 주어진 시간 동안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써보면서 뛰어다니자는 것이 그 당시 내 알바철학이었다. 이렇게 일을 하면, 나도 보람찼지만, 사소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분명 있었고, 나중에 다른 일을 할 때도 요령이 몸에 익기 때문이었다. 덤으로, 이렇게 행동하면, 기존에 일하고 있는 몇몇 아르바이트생들의 텃새도 막을 수도 있다. 이건 진짜 꿀팁이다.
( ※ 아르바이트는 항상 그 가게가 내 가게인 것처럼 열심히 하면 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버티자라는 마인드로 하면, 그게 다 행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장님들도 싫어하실 것이다. 나는 가게 사장님이 음료수 꺼내서 먹어도 된다고 해도, 절대 꺼내먹지 않는다. 사소하지만 사장님들 입장에선 판매 물품이고, 어차피 안 먹고 있는 나를 보면 다 좋은 마음에 꺼내서 주시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눈 크게 뜨고 대답 잘하면서 센스있게 일을 부지런히 찾아가면서 열심히 하면 된다. 그래서 나는 휴대폰을 아예 안 한다. 물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바 초기에는, 내가 일에 완전히 적응될 때까지 여유가 있는 시간에도 휴대폰을 아예 쳐다보지 않는게 좋다. 사장님과 친밀감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일의 능률 영역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인상 문제는 처음이 중요하다.
혹시 내 자신이 유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서 여기에서 하는 일도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라도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고 겸손한 자세를 가지면서 누군가가 알려주시면 모르는 것처럼 경청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을 해보면 당연하다.
A.
"OO씨,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이건 이렇게 하는거에요"
-> "아 네네! 알고 있습니다! 하하~믿고 맡겨만주세요!"
보다는
B.
"OO씨,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이건 이렇게 하는거에요"
-> "아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고, 이건 이렇게 하는거군요! 감사합니다! 혹시 이건 어떻게 하는건가요?"
누군가가 어떤 내용을 알려주면, 대충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신이 알더라도,
안다고 말하지 않고 일을 하게 되면, 잘할 때는, 그 사람은 "처음인데, 진짜 일을 잘 하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실수하면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내용이라고 경청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무슨 일을 해도 그 사람은 "안다면서, 왜 저러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뭘 해도 굳이 한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가르쳐주면, 그 사람이 가르쳐주는 내용을 알더라도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표현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순간, 당신을 향한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 사람에게도 가르쳐주는 보람을 느끼도록 하자는 뜻이다.
실제로, 이 알바를 하면서 나는 어느새 주방일도 돕고 있었다. 알바생만 해도 대략 8명은 있는 것 같았는데도 사람들이 몰려오니까, 일손이 부족했다. 맥주 따르는 것도 사실은 처음에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따라야 하는 순간이 왔고, 한 아르바이트분께서 처음 온 나를 보더니 "맥주 따르는 법 알아요?" 하고 물어보셨다. 엄청 바쁜 상태라서, 여기서는 모른다고 하면서 일일이 가르쳐달라는 것도 시간이 소모될 수 있는 터였다.
여기서도 팁을 말해주고 싶다.
이 상황에서 그렇다고, "네 할 수 있습니다" 라고만 말하는게 다가 아니라 그럴 때는 자심감있게 "네, 해본 적은 있습니다. 앞으로 당기면 맥주가 나오고 뒤로 누르면 거품이 나오는 걸로 기억합니다. 거품 많이 안 생기게 기울어서 따르면 될까요?" 하고 말하니까 오 "잘 아시네~"라고 하셨다. 사실 호프집알바를 1년했는데, 모르는게 이상하다. 그래도 그 사람에게도 한 번 더 내가 프로세스를 제대로 확인하고 있는지 컨펌해주면서 나의 앎의 기준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내가 "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나를 처음보기 때문에 "쟤 안다고 말하는데, 확실히 아는거 맞아?"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이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아는 맥주 따르는 법"이 "내가 아는 맥주 따르는 법과" 미세하게라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일이라도 사람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프린트기에 종이를 채워넣어야 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은 종이를 세로로 모아서 밑으로 탁탁 치면서 가지런히 해서 넣을 수도 있는것이고, 어떤 사람은 종이를 모은다음에 정중앙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가며 정전기를 없애면서 가로로 가지런히 해서 넣을 수도 있다.
사실, 여기서 우리의 업무는 종이를 채워넣는 것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동일한 업무라도, 그 업무를 하는 프로세스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간단한 일이어도, 사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준대로 하지 않으면 "저렇게 하는 것 아닌데..."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사소한 과정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그 사람 눈에는 기준에서 벗어나면 계속 신경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알고 있더라도 알고있다는 사실만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알고 있는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를 상대방에게도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 앞에서는 상대방의 기준대로 배울 것은 배우고 그 기준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면 된다. 손이 익으면 나중에 자신의 기준을 추가해서 적용해도 전혀 문제될 상황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감 있을 때와 바쁠 때는 자신이 아는것이 확실히 맞는지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즐겁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니까, 같이 치우거나 좀 안 바쁠 때, 아르바이트분 몇명이서 종종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왜이렇게 손이 빨라요?"
"아르바이트 솔직히 많이 해보셨죠?"
"일 너무 잘하시는데요!?"
...
그럴 때도 나는 "아! 사수분이 너무 잘 가르쳐주셔가지고 그래요!" 이렇게 말했다. 근데 거기있는 직원분이 "아니 누가 가르쳤어?" 하니까 옆에 있는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OO이요." 하니까 그 직원분께서 "OO이가 가르쳤다고?? 말이 안되는데? OO이 데리고와봐ㅋㅋ" 하니까 내 사수 알바생이 "저도 이정도 컸습니다! ㅎㅎ" 했다.아마 내 사수가 그 알바생중에서는 가장 막내였나보다. 나중에 내 사수알바생은 "와, 진짜 일 너무 잘하세요...방금까지 저는 일 못한다고 홀 그만보고 설거지 하라고 해서 설거지 하다가 왔어요ㅋㅋ" 이렇게 사수가 장난스럽게 먼저 말을 건네오기도 했다.
즉, 사수가 당장 옆에 없더라도 나에 대한 칭찬이 들어올 때는 오히려 다른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은 호감이미지를 쌓을 수 있다. 업무에서 호감을 쌓으면, 결국 내가 일을 잘 못하거나 실수할 때라도 다른 사람은 좋은 마음으로 우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호감가는 사람에게 누구나 좋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어느순간부터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 생 중 한명이 나를 계속 째려보는 느낌을 받았다. 지켜보는 것도 아니고, 정말 눈싸움을 하듯이 계속 쳐다보고, 뭔가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다. 그 아르바이트생이 이 술집에서는 얼마나 일을 많이 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과는 얘기도 가끔 하고 같이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있는데 그 한 명만 일은 안하고 유독 나를 경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알바를 할 때 이런상황이 올 수 있다. 다른 사람이랑은 문제가 없어도 특정 사람이 나를 아무 이유없이 싫어할 수도 있고, 텃새를 부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상황을 생각해봤다. 왜 그렇게 나를 불편하게 쳐다보곤 하는지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나에게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근데, 어떤 상황이 생긴 후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그 상황이 다음과 같은 상황이었다.
바쁘게 다들 일을 계속 하고 있는데, 잠깐동안의 여유가 있는 때가 있었다. 계속해서 테이블을 주시하고, 벨 소리가 울리는지도 체크하면서 다른 알바생들과 함께 서 있었다. 손님들이 필요한 게 있으면 챙겨줘야 하니까 말이다. 손님께서 벨을 누르지 않더라도, 센스껏 가져다줘야 하는 물품이 보이면 바로 가져다 줘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른 아르바이트생까지 포함해서 한 다섯~여섯명이서 있었다.
"혹시 직장인이세요?" 어떤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나에게 말을 건네셨다.
아마 내 복장을 보고 궁금해서 물어봤을 것이다. 남들은 다들 반팔, 츄리닝에 슬리퍼로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슬랙스에 구두를 신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네 ㅎㅎ 일 끝나고 바로 와서 복장이 이렇네요" 하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도 사실 투잡으로 하는거에요!" 하고 말씀하셨다. 아마 내 복장이나 외관상 풍기는 느낌이 아르바이트를 하기에는 좀 나이가 있어보였나보다. 흔히 술집알바는 20대 초중반이 많이 하니까 말이다. 내가 좀 말하기 쑥스러워하면서 "오, 똑같네요! 저는 27살입니다,,ㅎㅎ" 라고 말하니까 뭔가 나이가 비슷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웃으셨다. "와 진짜요? 무슨일하세요? 이전에도 아르바이트 많이 해보셨죠?" 하고 말씀하셨고 나는 "예전에 20대 초반에는 종종 했었어요. 지금은 저도 오랜만에 하는거네요 ㅎㅎ" 하고 대답을 했다.
"저희 진짜 갓생러에요. 불금에 지금 또 일하러 왔잖아요ㅋㅋ" 라고 또 대화를 이어나가시길래, 손님들을 주시하면서 대답을 "그렇네요,,ㅋㅋ" 라고 하다가 한 테이블에 막걸리가 올려져 있는데, 막걸리 잔이 안 나가있고 다른 잔이 나가있었길래 바로 잔을 제대로 바꿔드리러 갔다. 근데,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가위를 떨어뜨리셔서 바로 가져다 드리러 감으로써 짧은 대화가 마무리 됐다.
그렇게 일을 처리하고 다시 알바생 무리가 있는 곳으로 가니까,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초코에몽을 꺼내 먹고 있으면서 "음료수 먹으면서 쉬엄쉬엄 하셔도 돼요!!ㅋㅋ" 라고 나에게 말해줬다. 나도 물론 목이 말랐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안 꺼내 마시기에, "아 넵 감사합니다! 물 마실게요!" 하고 굳이 안 꺼내 마셨다.
아무튼 알바생 무리 중에서 그 여자 아르바이트생분께서 "암튼, 진짜 갓생러!!" 라고 양손으로 엄지를 치켜들면서 나에게 말씀해주시고 다시 각자 일을 하러 갔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정말 다였다. 긴 시간도 아니었고, 정말 짧은 시간동안의 일이었다. 근데, 내가 이렇게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말을 한 이후로, 그 특정 아르바이트생분이 계속 째려보고 뭔가가 못마땅해하는 눈빛을 계속 보냈다. 설마 오늘 처음 알바를 하러온 내가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말을 한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것이거나 다른 알바생들이 계속 칭찬을 해주니까 그런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생각을 다 해보니까 웃겼다. 뭔가 20대 초반 남자애의 기싸움과 텃새가 이건가 싶었다.ㅋㅋㅋ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나도 기싸움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아무런 의미없는 행동이다. 사실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단지 계속 째려봐서 불편할 뿐이었다.
업무를 하다보면, 이렇게 특별한 이유없이 텃새를 부리거나 '나' 라는 존재를 아니꼽게 여기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 이 때는, 오히려 그 사람도 내 편으로 만든다는 마인드로 똑같이 크게크게 대답하고 그 사람을 대할 때, 오히려 자세를 낮추면 된다. 예를 들어, 그 상황에서 뭐를 가르쳐준다고 부르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배우는 자세를 크게 가져가면 된다. 아마 이 상황에서는 별것도 아닌데 계속 부르면서 뭘 말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가르쳐줘서 감사하다는 뉘앙스를 풍기면 그 사람도 언젠가는 내 편이 된다. 내 경험상, 보통 기싸움을 걸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내 밑으로 만들고 싶은 무언가의 지배욕구가 강한 사람이거나 '강약약강'인 사람이거나 인정욕구가 과하게 많은 사람들이다.
이럴때는 그 상황을 피하는게 상책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나에 대한 그 사람의 눈빛이나 행동이 느껴져도 동요되지 않고, 오히려 그 사람이 나에게 말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내 할일을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된다. 내가 업무를 할 때 먼저 움직이면 그 사람말고도 주변 사람이 당신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당신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게 흘러가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사람이 당신이 마음에는 안 들어도 그 여론에 언젠가는 편승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더 잘해주면 그 사람 입장에서도 "음..? 딱히 뭐라할 이유가 없잖아.."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 할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
알바생 중에서는 좀 짬이 찼는지 끊임없이 일은 안하고 앉아있으면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계속 지켜보고 있길래, 나는 오히려 눈을 안 마주치고 내 일을 계속 했다. 그러다가 손님이 계시는 좌식 테이블에 무언가를 가져다주고, 다시 슬리퍼를 신고 일어서는데, 좌식에 앉아있던 그 알바생 다리에 걸려서 내가 넘어질뻔 했다.
거기에 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알바생을 보고 "아이고,,죄송합니다 ㅠ" 하고 말하니까 그냥 쨰려보더라. 솔직히 그 알바생이 너무 귀엽고 웃겼다. 그래서 돌아서서 일을 다시 하면서 계속 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뭔가 텃새는 부리고 싶은데, 건수는 없어서 뭐라 말을 못하는 그 알바생 친구가 웃긴것도 있지만, "홍대 알바 20대 초반 기싸움 씨다 씨..." 라는 느낌을 받아서 옛날 학창시절 느낌이 나기도 했고 홍대 알바를 제대로 경험한 것 같아서 너무 재밌었다...ㅎㅎ
알바를 자정까지 하는게 예정이었는데, 거기있는 남자 알바생들이 "형 그냥 5시까지 같이 해요~~같이 일 끝나고 클럽가요!!" 라고 말했다. 계속 거절하는데, 계속 설득하길래 너무 힘들었지만, 내일도 오라고, 내일 클럽같이 가자고 하고, 그것마저 거절하니까 다음에는 진짜 새벽타임 지원하라고 못내 아쉬워했다. 진짜 젊음이 느껴져서 너무 재밌었다.
마감하고 알바생들과 인사를 하고, 직원분께서 다음에도 꼭 다시 오라고 먼저 말씀해주시기도 했다. 실제로 나중에 메시지를 보내주시기도 했지만, 거절했다!
홍대 술집 알바의 총평은 뭔가 당신이 20대 초중반이라면, 즐겁게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곳 같고, 젊음이 느껴지는 공간이라 일하면서도 젊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ㅋㅋ 위에 언급했던 알바 꿀팁을 잘 적용하면 좋은 알바몬이 되지 않을까 싶다!
꿀팁 수정) 여러분은 음료수는 꺼내먹으라고 할 때 꺼내먹어도 된다. (대신 더 열심히 일하세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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