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횟집 알바 경험을 풀려고 한다. '어사출도'라는 횟집 프랜차이즈에서 일을 했었는데, 이 또한 "급구"라는 어플을 통해서 단기알바로 시작한 알바이다. 횟집은 처음이라 재밌을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여의도에서 일을 마치고 오후 6시 30분부터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있는 '어사출도' 횟집으로 향했다. 가자마자, 기본적인 룰을 배웠다. 사실 서빙이라는 것이 비슷비슷해도, 사장님이 추구하는 규칙이나 식당마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스타일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다른 방식이 좀 더 효율적으로 생각이 들더라도 우선은 처음이니까 하라는 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장님은 50대의 남자분이셨는데, 주방인원을 제외하면 홀을 혼자 보고 계셨다. 그렇게 사장님은 나에게 홀에서의 역할을 알려주고 테이블 번호 외우기, 세팅해서 손님상 차리기 등등을 빠르게 배웠다. 횟집의 특징은 미역국과 반찬들을 세팅하는데, 미역국은 손님이 들어오시면 퍼서 드려야 했고, 그 외 반찬은 미리 준비해도 상관없었다.
테이블은 24개 정도 되는 식당이었고, 벨소리가 울리면 즉각적으로 필요한 물품과 음식들을 가져다 드려야 했다. 처음에 퇴근시간이라 사람들이 엄청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깐 짬이 날 때 찍은 모습인데, 나중에는 결국 만석이 되기도 했다.
이 식당은 셀프바가 아니라 직접 추가반찬을 가져다 드려야 했다. 때문에, 추가반찬 요청이 꽤나 많이 들어왔다. 사실 이 식당의 사장님은 그렇게 많이 움직이시는 걸 선호하지는 않으신듯 했다. 때문에, 내가 더 뛰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혼자 홀을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24개의 테이블은 조금은 힘들었지만, 이런 활력이 이 당시는 좋았다.
횟집 특성상 술이 정말 잘 팔리기도 했는데, 처음 들어갔을 때 꽉 차있는 술이 다 동이 나서 중간에 한 번 더 채우고도 계속 나갔었던게 기억난다. 나중에 퇴근을 하고 술짝을 세보니까 정말 많았다. 회는 역시 소주와 궁합이 좋나 보다.
중간에 추가 물을 요청하시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물을 많이 요청해서 그에 따라 물도 냉장고에 계속 새로 넣어야 했다. 이때 특이한 점이 물을 정수기에서 직접 따르는 것이 아니라, 긴 호스로 연결해서 그 호스에서 물이 빠르게 나오도록 하는 식이었다. 물통 안에 가늘고 긴 호스를 넣음으로써 빠르게 물이 찰 수 있었는데, 위생상으로 조금은 거칠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방식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음 확실히 거친 느낌은 있었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두 분은 다 조선족분이셨는데, 한 분은 여자, 한 분은 남자셨다. 이때만 해도 눈 크게 뜨고 목소리 크게 하고 빠릿빠릿 움직이며 흔히 "어른들이 좋아하는 행동"처럼 움직이는 것이 몸에 배어있을 때라, 나를 마음에 들어 하셨다. 나중에는 장난도 치면서 나에게 말도 종종 걸어주셨다. 칼도 거칠게 쓰시면서 행동과 말도 조금은 강하셨던 기억이 났는데, 그 또한 식당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흐름을 따랐다.
저녁밥으로는 손님께 드려야 하는 회덮밥을 대신 먹게 됐다. 주방의 실수로 회덮밥을 추가로 1개 더 만들어서, 사장님이 회덮밥 왜 또 하나 더 만들었냐고 주방인원께 이야기하니까 잠깐 용지를 다시 보시더니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하셨다. 동시에, 나랑 눈이 마주치기도 했는데, 웃으시면서 "회덮밥 이거 너 무라~" 하면서 저녁밥으로 제공해 주셨다.
그렇게, 횟집알바 덕에 회덮밥도 먹어보고 배가 너무 고팠는데, 만족할만한 저녁식사가 됐다. 사실, 중간에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셔서 회덮밥은 계속 방치되어 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조금은 차갑고 굳은 밥이 됐었다. 하지만, 오히려 더 맛있었다. 게다가 초고추장 비빔소스는 내 입을 더 만족시켜 줬다.
밥 먹을 때쯤 찍은 사진인데, 사람이 좀 빠지기 시작했다. 11시까지 일을 하고 손님들이 많이 빠지셨는데, 아마 내일이 수요일이라서 그런 것도 있었다. 나 또한 다음날에 출근을 해야 해서 더 이상 손님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1시쯤 되니까 거의 정리되는 분위기였고, 사장님은 고생했다면서 소주나 한 잔 하자고 제안하셨다.
내일 출근이지만, 이 또한 사회생활이기에 짧게만 있다 가려고 했다. 사장님께서는 그래도 횟집 알바 왔는데, 회는 먹어봐야지 않겠냐며 주방장에게 회를 썰어달라고 하셨고, 소주를 꺼내오셨다. 잔을 주면서 술을 마실 거냐고 여쭤보셔서 내일 출근이라서 짧게만 먹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같이 회를 먹으면서 술 한 잔을 하는데, 술을 잘 안 먹는 나인데도, 이 때는 감성 때문인지 몰라도 더 맛있게 느껴졌다.
사실, 사장님께서는 20대 초반은 잘 안 뽑는다고 내가 알바 문의를 했을 때 좋았다고 하셨다. 소주를 따라주시면서 자신의 이야기와 증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주식 이야기도 살짝 꺼냈다가 일상얘기를 나눴다. 결국, 사장님은 내가 주말에라도 와서 일을 도와주면 안 되겠냐고 제안해 주셨는데, 사실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사장님이 나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건 많이 느껴졌지만, 내 여건상 확답을 드리기에는 조금은 조심스러웠다. 사장님도 내 뜻을 이해해 주셨고, 다음에 또 와서 하고 싶을 때 오라고 마무리하셨다.
이 날은 화요일이었기 때문에, 다음날 출근에 지장이 가면 안 됐어서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횟집에서의 알바는 저번에 월화식당 고깃집보다는 할 만했다. 회도 먹을 수 있었고 특유의 횟집만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은 2월의 첫날이기도 하고 수요일이기도 해서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래 포스팅에서 2월 1일(수)에 대한 실무후기를 보면, 다음날은 지각 없이 무사히 출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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