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I 대학교 방문 - 멘토와의 첫 대면
처음으로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캠퍼스를 방문하는 날이 기억난다.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뉘어서 각각 9시와 9시 40분에 우리가 묵는 호텔 로비로부터 UCI 캠퍼스 내의 DBH(Donald Bren Hall) 건물 주차장까지 Said께서 태워다 주셨다. Said 님께서 매일매일 학교가는 날마다 자신의 차로 직접 학교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하셨는데, 그 수고에 대한 감사함이 가장 먼저였다. 캠퍼스는 호텔이랑은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Irvine 특성상 대중교통보다는 대부분 차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15분~20분은 걸린 듯 하다.
이 때는 지나가는 모든 풍경들이 다 아름다웠고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많이 났다. 특히, 골프를 많이 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는데, 그 만큼 관리가 잘 된 잔디들이 학교 가는 길에 많이 분포해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는 학교 기숙사들도 즐비했었는데, 기숙사 건물별로 분위기도 가지각색이었다.
이 때는 UCI 대학교를 실제로 처음 가는 것이어서 설렌 것도 있지만, 내 프로젝트의 멘토들을 직접 만나는 첫 날이기도 해서 더 기대가 되는 날이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느낀 첫 인상은 "정말 푸르다" 였다. 비가 한 점 오지 않는 좋은 날씨 속에서 캠퍼스에 깔린 잔디는 정말 미국 캠퍼스라는 것에 대한 실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학교의 마스코트는 '개미핥기' 였는데, 개미핥기(Anteater)를 마스코트로 쓴다는 게 정말 신기하면서 재밌었다. 미국 대학에는 독특한 동물 마스코트가 존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또 다른 캘리포니아 주립대 캠퍼스인 '산타크루즈'의 마스코트는 '바나나 민달팽이'(Banana Slug) 이고, 미네소타 주립대의 마스코트는 두더지(Gopher), 캠벨 대학교는 낙타(Camel), 어퍼 아이오아 대학교는 공작새(Peacock) 그리고 캔터키 주립대학교는 야생 고양이(Wild cat) 등이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꼭 동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마스코트가 존재하는데, 조지아텍은 옐로우 자켓이라는 '말벌'(Yellow Jacket)이 마스코트이고, 노스 캐롤라이나 School of Arts 의 마스코트는 '오이피클'(Fighting Pickle)이고, 델타 주립대는 '별 고추'(Okra), 심지어 콩코디아 대학교는 '옥수수(Kernel Cobb)'이 마스코트이다.
개인적으로 개미핥기 마스코트는 너무 귀여웠다. 대학 스포츠 경기가 열릴 때면, 손 모양으로 개미핥기 모양을 만들고 개미핥기 소리를 내면서 응원한다고 하는데, 개미핥기 소리가 뭐냐고 묻는다면 바로 "Zot Zot Zot" 이라고 한다.
나는 컴퓨터공학과 건물에 있는 랩실 중에서도 Nikil Dutt 교수님의 랩실에서 출근을 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 12개의 프로젝트 중 희망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Nikil Dutt 교수님이 학계에서 매우 저명한 분이라는 사실도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 가장 우선순위는 나의 흥미였는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추려낸 뒤, 구글 스칼라를 통해 교수님들의 논문들을 찾아보며 선택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랩실은 굉장히 넓었는데, 방에 들어가면 또 다른 방이 나오는 식이었다. 각자 연구하는 그룹별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여러 국가에서 오신 PhD 대학원생들이 각자 연구를 하시는듯 했다.
나의 멘토 Alex 와 Shawn과의 첫 대면이 결국 이루어진 날이기도 했다. 멘토님들의 첫 인상은 너무 좋았다. 특히 Alex는 한국인면서 내 학교 선배이기도 해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Shawn은 체격이 다부지고 성격도 너무 좋아보여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Shawn은 완전 Yes맨 스타일로, 처음 만난 우리를 어색하지 않게 배려해 주어 정말 고마웠다. 이 때는 논문을 내야해서 바쁠 때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바쁠 때도 우리를 신경 써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날 우리는 안쪽 연구실을 사용했으며, 나와 영균이는 차례대로 자리를 배정받은 뒤 듀얼 모니터에 노트북을 연결하며 프로젝트 세팅 등을 했다.
이 때,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은 모두 같이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었는데, 뭔가 첫 날이라 랩실에 계속 있어야 할 것만 같아서 영균이와 나는 점심을 거르고 그냥 랩실에 있었다. 나중에야 우리 랩실이 가장 자유롭고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 때는 긴장도 되고, 첫 날이기도 했어서 캠퍼스 투어보다는 랩실에서 프로젝트 세팅에 몰두했다.
우리 랩실 건물 바로 앞에 Java City Coffee 집이 있는데, 굉장히 좋았다. 평소에도 교내 스타벅스보다 여기를 자주 갔다.
UCI 캠퍼스 - 짧은 구경
오후에는 캠퍼스를 둘러보기 시작했지만, 시간 관계상 건물 주변만 구경하기로 했다. 캠퍼스 곳곳에 나무가 많아 깔끔하고 개방감이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캠퍼스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내가 피톤치드가 되어버릴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그 중에서 압권은 '알드리치 공원'이었는데, 정말 멋진 공원이어서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곳이었다. 다행히, 내 랩실 건물이랑 멀지 않아서 나중에는 자주 갔었던 곳이기도 하다.
'알드리치 공원'은 정말 넓었는데, 좋은 공간에서 다른 친구들과 만나서 시간을 좀 보내다가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기에는 Said가 4시 30분쯤에 다시 픽업을 하러 온다고 하셔서 귀가를 위해 DBH 건물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학교 투어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English Session - 미국에서도 English Session은 계속된다.
오후에는 Said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English Session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오전 11시였지만, 시차가 바뀐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미국에 도착한 이후로는 처음으로 열린 영어 줌 세션이기도 했는데, 이 때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수업 대신 줌을 통해 계속 진행된다고 하셨다. 그래도 룸메이트와 함께 마주보고 줌 세션을 들으니까 조금 더 재밌고 서로 말도 많아졌다. 물론, 아직 영어로 길게 말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계속 시도하면서 미국에 온 만큼 회화량을 늘리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날 수업은 "미국에 온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논문 abstract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또한, 과제에 대한 공지도 있었는데, 자신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논문의 abstract를 읽고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각 항목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분석하는 것이었다. 해당 과제는 미국으로 오기 전에 미리 하고 와서 그냥 수업이 끝나고 바로 제출을 했다.
아무쪼록 앞으로의 미국 생활이 더욱 기대되는 설레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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